[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두 남녀의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쫓으며 희노애락을 모두 담아낸 보기 드문 수작이다. 김원석 감독은 "한평생을 힘겹게 살아온 부모세대를 위한 헌사이자, 자녀세대에게 보내는 응원가"라고 작품을 정의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다. 애순과 관식의 만남부터 사랑, 결혼, 출산, 육아,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친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배우 문소리가 '폭싹 속았수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https://image.inews24.com/v1/8a823f7a7ed6ba.jpg)
특히 '폭싹 속았수다'의 메시지는 마지막회 공개된 '오로지 당신께'라는 시를 통해 드라마의 메시지를 오롯이 담아냈다.
<오로지 당신께>
아홉살 적부터 여적지
당신 덕에 나 인생이 만날 봄이었습니다.
당신 없었으면 없었을 책입니다
다시 만날 봄까지
만날 봄인듯 살겠습니다
애순으로 분했던 문소리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로 '오로지 당신께'를 떠올렸다. 애순은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개전복'을 시작으로 '물심양면' '개코딱지' '춘풍' 등 다양한 시를 써내려갔다. 먼저 떠나보낸 아들을 추억하며 쓴 '잘도 아꾸운 삼촌', 암투병 중인 남편을 향한 '두고 가는 마음에게' 역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진행된 '폭싹 속았수다' 인터뷰에서 문소리는 "제일 먼저 쓴 시가 '전복'이었고, 마지막에 쓴 시가 '오로지 당신께'다. 특히 '오로지 당신께'는 시라기 보다는 마지막 이야기"라면서 "'수만 날이 봄이었더라'라는 대사가 마음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몇년 전 친구들과 강원도를 간 적이 있어요. 바다가 나오니까 모두 창문을 내리고 소리를 질렀죠. 마침 라디오에서 이정석의 '여름날의 추억'이 흘러나왔어요. '짧았던 우리들의 여름은 가고 나의 사랑도 가고'라는 가사를 듣고 갑자기 슬퍼졌어요. 그런데 '폭싹 속았수다'를 찍으며 슬퍼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만날 봄일 수도 있는 거니까요."
"많은 분들이 잘 봤다고 연락을 주셔서 행복한 시간"이라고 밝힌 문소리에게 현재 살고 있는 계절을 물었다. 인간 문소리는 어떤 계절 속에 있을까.
문소리는 "내가 요즘 자락자락 털리고 있다. 주렁주렁 열릴 줄 알았는데"라고 답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 얻은 게 너무 많아요. 또 저의 부족한 점, 더 나아갈 지점도 가르쳐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문소리는 오애순 역을 맡아 아이유와 2인1역으로 활약했다. 오애순은 시인을 꿈꾸던 문학소녀지만, 고교 중퇴 후 열여덟에 금명(아이유 분)을 낳고 무한 희생을 하는 엄마가 된다. 어린시절부터 곁을 지켜준 '무쇠' 관식(박보검, 박해준 분)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꽃같은 인물이다.
문소리는 "애순이에게 변치 않는 본질이 있지만 이 나이대 여성들의 보편성도 녹여내야 했다. 여기에 인간 문소리도 담아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봄 여름엔 휘황찬란하다. 폭풍도 몰아치고 꽃도 피고 해도 쨍쨍하다. 가을 겨울이 되면 많이들 그냥 다 비슷한 평범한 엄마가 된다. 그걸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애순이는 '우리 동네 난년 하나 있어'하는 '보통 아닌 요망한 계집'이지만, 제가 연기하는 애순은 정말 특별할 것 하나 없는 그냥 엄마였어요. 어느 집에나 있는 엄마. 밤에 전화하고, 가면 밥해주고, 춥지도 않은데 양말 신으라고 하는 엄마요. 이 두가지를 잘 버무려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이 큰 미션이었죠. 그래서 저는 촬영 간다고 안했어요. '살림하러 간다'고 했죠."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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