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② '폭싹' 문소리 "애순 살게 한 건 결국 사람, 사랑"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폭싹 속았수다'는 결국 사랑이야기죠. 애순이를 살게 해준 건 관식과 자식들도 있지만, 결국 온 동네 사람들이 아닐까요."

배우 문소리가 '폭싹 속았수다'는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는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라고 소개했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인터뷰에서 문소리는 "'폭싹 속았수다'는 사람이 관계를 맺어가며 정을 나누고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간다는, 어찌보면 재미없는 이야기를 너무 멋지게, 모두가 공감하도록 그려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애순을 살게 한 건 정말 온 동네 사람들의 힘이죠. 해녀 이모들은 물론, 관식이의 변치 않는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 덕분에 살았어요. 그게 아니었다면 애순이는 일찍 쓰러졌을 것 같아요."

문소리는 '폭싹 속았수다'에는 보이지 않는 관계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회에 깜짝 출연한 염혜란을 거론하며 "깜짝 재미 포인트로 볼 수도 있지만, 불교의 윤회사상과 맞닿아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염혜란은 극 초반엔 일찌감치 세상을 떠난 애순의 엄마로, 마지막 회에는 애순의 시집을 출간해주는 출판사 대표로 분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나중에, 우리 엄마가 내 시집을 출간해주잖아요. 꿈에서 나를 지켜준 엄마가 (평생의 소원이었던) 내 책을 출간해주는 게 감동이었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 문소리는 극중 왕년의 문학소녀였지만 현재는 금명, 은명이 엄마로 살아가는, 관식의 아내 애순 역을 연기했다.

문소리는 2인1역으로 애순을 함께 연기한 아이유에 대해 "야무지고 단단하고 책임감이 넘치는 친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후배지만 저걸 어떻게 다 해내지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곁을 든든히 지켜준 무쇠 남편 관식 역의 박해준과 호흡에도 만족감을 전했다. "원단 자체가 다른, 원단이 귀한 사람"이라고 박해준을 설명한 그는 "박해준은 흐르는 물처럼 부딪힘 없이 스며들고 자연스럽게 안착하는 배우다. 늘 한결같고 편안한 마음상태를 가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박해준에게 고마운 마음이 커요. 의지를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늘 든든하게 아껴주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어릴때부터 극단에서 봐서 그런지 부부의 느낌을 쌓아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한 호흡으로 갈 수 있었죠. 관식이가 박해준이라 너무 고마웠고, 다행이었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한국적 정서가 가득 담긴 작품이다.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 '미생' '시그널' 등 수많은 이들의 인생작을 탄생시킨 김원석 감독의 만남은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했다. 결국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도 큰 성과를 거뒀다.

문소리는 모든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그는 "성공의 8할은 대본"이라며 "대본에서 많은 부분 애순과 관식을 만들어놨다. 우리는 걸으라는 대로 걷고, 써놓은 대로 말하기만 했다. 대본에 비하면 정말 한 게 없다. 여기에 배우 세팅부터 집요하고 철저하게 연출한 감독님까지 더하면, 우리가 한 건 미비하다고 할 밖에 없다"고 했다.

"대본을 읽고 스르륵 놓자마자 눈물을 닦으면서 '이건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캐릭터 분량이나 캐릭터 성격이나 출연료나 촬영 시점과 상관 없이 해야겠다 생각했죠. 만약 해녀 이모 역할이어도 했을 거에요. 이런 작품에 참여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