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사진=NHN]](https://image.inews24.com/v1/92dc03ef515261.jpg)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올 상반기에는 공연계 큰 경사가 있었다. 순수하게 국내에서 창작되고 초연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연극 뮤지컬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어워즈 6관왕을 휩쓴 것이다. K뮤지컬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은 첫 사례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 8일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작사·작곡)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싹쓸이했다. 무려 6관왕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올해 토니상 최다수상작이 됐다.
수상 당일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우리나라 문화예술계가 또 한번의 특별한 순간을 맞이했다"며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라고 축전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이어 "BTS와 블랙핑크가 음악으로, 봉준호 감독과 윤여정 배우가 영화로, '오징어 게임'과 '킹덤'이 드라마로 세계를 매료시킨 것처럼, 이제 우리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한복판에서 한국의 이야기를 당당히 전하게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우리의 문화가 인류 모두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저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한국뮤지컬협회 또한 성명서를 통해 '어쩌면 해피엔딩'의 수상을 축하했다.
협회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한국 소극장 뮤지컬이 미국 브로드웨이 대극장으로 확장되어 성공한 첫 사례이자 작품상 외에 한국인 최초로 극본상과 음악상을 수상한 기록"이라며 수상의 의미를 짚었다.
이어 "이번 성과를 계기로 한국 창작 뮤지컬은 더욱 발전하며 해외 진출의 길을 넒히고 K-콘텐츠산업의 차세대 주력군으로 부상할 것이다. 한국뮤지컬협회는 오늘의 쾌거를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라고 더 발전해 나갈 국내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된 창작 뮤지컬이다.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함께 만든 '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진출은 한국 공연과 시작을 같이 한다. 2013년 우람문화재단의 개발지원을 받았고, 2016년 뉴욕 낭독공연을 시작으로 2020년 애틀란타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였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 2024년 11월, 비로소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정식 개막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사진=NHN]](https://image.inews24.com/v1/9982c767e973bd.jpg)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사진=NHN]](https://image.inews24.com/v1/11a1886ca5ff84.jpg)
수상 직후 "미국의 '반딧불'과 한국의 '헬퍼봇'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힌 박천휴 작가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어쩌면 해피엔딩'은 나와 윌 애런슨이 함께 만든 첫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원작이 없는 세계와 캐릭터들을 온전히 처음부터 만드는 일이 무척 즐겁기도, 두렵기도 했다"며 "처음 쓰기 시작한 2014년부터 작년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계속해서 다듬으며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고 '어쩌면 해피엔딩'과 함께 달려온 지난 10여년의 시간을 돌아봤다.
박 작가는 윌 작곡가와 협업자인 동시에 17년 지기라고. 두 사람은 '어쩌면 해피엔딩' 외에도 '고스트 베이커리' '일 테노레'도 함께 만들어 대중에게 선보였다.
박 작가는 "우리는 협업자이기 전에 17년째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서에 비슷한 면이 많다. 서로 예술관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도 있다"고 윌과 협업과정도 공개했다.
미국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한국어 대본을 영어로 번역해야 했고, 무대 규모가 커진 만큼 연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한국의 소극장 뮤지컬은 미국으로 넘어가 많은 무대전환과 효과를 더했다. 배우의 숫자와 오케스트라 악기 숫자도 늘어났고, 한국버전에 없던 장면도 추가됐다. 모든 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들이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긴 마라톤 같았던 서울과 뉴욕에서의 '어쩌면 해피엔딩' 작업 여정을 좀 더 뿌듯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고 진중하게 작업을 이어가는 창작자이고 싶다. 한국과 미국,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이되,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가 있을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은 내년 1월까지 오픈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6월 현재 브로드웨이 공연은 전 회차 매진을 기록 중이다. 현재 티켓 가격은 최고 499달러(약 68만원)에 달한다. 2026년엔 하반기 북미 투어를 계획 중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10월 10주년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10월 30일부터 2026년 1월 25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미국판 '어쩌면 해피엔딩'은 2028년께 국내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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