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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휴민트' 이끈 조인성의 책임감


(인터뷰)배우 조인성, 영화 '휴민트' 국정원 요원 조 과장 役 열연
"멜로 없어 더 좋았다"는 조인성, 조 과장에 마음 끌린 이유
"20대 시절 외로웠던 현장, 일하는 공간이 따뜻했으면 하는 마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인성 좋기로 유명한 배우 조인성은 재치도 만점이고 주변을 편하게 만드는 능력 역시 탁월하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톱스타임에도 예민함 하나 없이 살갑게 상대를 대한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정이 많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팬서비스를 해준다. 인터뷰 중에는 상대의 눈을 지그시 마주 보고 성심껏 대답하는 동시에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이렇게 세심하면서 다정하고 쿨하기까지 한 배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 이는 일을 하는 촬영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 좋은 어른으로서의 모범적인 태도가 누구보다 돋보이는 이가 바로 조인성이다. 이래서 다들 '조인성 조인성 하는구나' 새삼 감탄하게 된 순간이다.

지난 11일 개봉된 영화 '휴민트'(감독 류승완)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을 필두로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까지 합세해 강력한 시너지를 완성했다.

배우 조인성이 영화 '휴민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배우 조인성이 영화 '휴민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조인성은 대한민국 국정원 요원인 조 과장 역을 맡아 책임과 감정이 교차하는 인물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조 과장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직관과 판단력으로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인물. 하지만 처음으로 정보원을 잃은 후 냉혹한 임무와 인간적인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며 '인간다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조인성은 탁월한 액션 실력은 물론이고 깊이 있는 감정 열연, 묵직한 존재감으로 조 과장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호평을 얻고 있다. 다음은 조인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멜로라고 했을 때 조인성 배우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번 영화는 박정민 배우가 멜로를 담당했다. 이 부분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저는 멜로가 없어서 좋았다. 어려서 멜로를 많이 했다. 멜로라는 것이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많이 한 배우들은 자기 복제를 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멜로를 한다고 했다면 드라마에서 했을 거다. 드라마에선 멜로를 빼놓을 수가 없다. 장르적인 도전을 하고 싶어서 영화를 하고 있는 거다. 사랑이 인간사의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랑을 포함한 사람을 그리고 싶었다. 사랑 포함, 대승적인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 과장이라는 캐릭터에 마음이 동했다."

- 류승완 감독이 촬영 없을 때 조인성 배우를 현장에 불러 봐달라고 했다고 했는데, 멜로에서 조언을 한 부분이 있었나?

"멜로에 대한 조언은 할 수 없다. 각자가 가진 고유의 결이 있다. 그렇기에 각자의 해석에 대해 (조언을) 해서도 안 된다. 정민이나 세경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지는 않았고, 우리가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는지 동료이자 선배님 저에게 더블 체크를 해달라고 부르셨던 거다."

- 영화를 보는 내내 선화를 향한 조 과장의 마음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었다. 선화에게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싶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는데, 그런 텐션을 의도한 것이 있나?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뭔가 있는 것처럼 느끼는 분도 있을 거다. 영화에서도 있다, 없다 얘기하지 않는다. 그게 의도를 했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있는 것처럼 느끼는 건 관객의 마음이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영화의 마무리는 그렇게 됐지만 속마음은 저도 모른다. 선물도 보는 사람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그냥 선물을 준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재미가 있게끔 연기하고 싶었을 뿐, 무엇이 맞다고 얘기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

배우 조인성이 영화 '휴민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배우 조인성이 영화 '휴민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EW]

- 마지막에 박건(박정민 분)이 조 과장에게 어떤 말을 하지만 우리는 들을 수가 없다. 어떤 대화를 나눴나?

"실제 촬영할 때는 아무 얘기도 안 했다. 대본엔 없었다. 박건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조 과장이 대답하는데,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묻는 사람도 있더라.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장치로 만들었다."

- 촬영 전에 많은 것을 준비해가는 편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유연하게 변화를 주는 편인지 연기 스타일이 궁금하다.

"공부를 많이 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하는데, 일단 대사만 외워서 간다. 배우와 맞춰보면서 변하는 것도 있다. 더 중요한 건 감독님 생각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내 것만 준비해갔을 때 틀어지면 멘탈이 흔들린다. 그래서 뭐든 열어놓고 같이 할 때 흡수한다. 내 것이 옳다고 하면 안 된다. 가뜩이나 시간이 없다 보니 감독님이 원하는 것으로 먼저 해보고 제가 원하는 것을 해보는 편이다."

-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지만 임 대리 역 정유진 배우와의 관계성도 재미있는 지점이었다. 어떻게 호흡했나?

"임 대리도 어려운 캐릭터다. 액션신이 훌륭하게 나왔는데 준비 가정부터 싶지 않았다. 혼란스러운 것도 있는 것 같았다. 자신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되다 보니 "충분하다"라며 의심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A와 B를 고민하다가 AB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하나를 딱 정해서 해야 좋고 후회가 없다고 했는데, 총명한 친구라 캐릭터를 잘 만들어내더라. 임 대리와 조 과장은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도 많이 한다. 변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견제하는 과정에서도 사람에 대한 의리를 지킨다.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배우 조인성이 영화 '휴민트'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배우 박정민과 조인성이 영화 '휴민트'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 '휴민트' 배우들 모두 조인성 배우의 리더십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름처럼 정말 인성이 좋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저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경험은 무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호프'도 그렇고 외유내강 작품도 두 번, 해외 촬영 경험이 많다. 그래서 애환과 애로사항을 잘 안다. '이쯤 되면 마음 상태가 그럴텐데'라며 나를 빗대어서 보게 된다. 그들 입장에서 헤아려준다고 본 것 같다. 경험 때문이기도 하고, 주연 배우로서 가교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덕션을 알아야 화가 안 나는데, 모르면 화가 난다. 그런 것을 알려준다. 가뜩이나 힘들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내부의 적이 생기지 않는다. 시시콜콜 배우마다 이렇다 저렇다 다 얘기할 수 없다. 현장 세팅이나 분위기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면 대기시간도 줄고 시간이 쌓이면서 더 돈독해진다."

- 해외 촬영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선배로서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준다. 예능에서도 보면 먼저 움직이면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통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사실 그런 모습을 보면 '힘들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인성이 좋아서 조인성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다른 면모가 있는 것 같은데, 스스로 지켜내고자 하는 삶의 태도가 있는 건가?

"힘들긴 하다.(웃음) 어머니가 보면 "저 조싸가지"하면서 웃으실 거다. 어려서의 제 모습에서 비롯된 것 같다. 현장에서 외로웠다. 누군가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가 외로웠다. 그때의 내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를 더 지켜봐 주는 것 같다. 누구도 현장에서 소외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 너를 신경 쓰고 있다는 관심을 주고 싶다. 일하는 공간이 더 따뜻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실 작품의 결과는 우리 마음대로 안 된다. 하지만 과정이 행복하면 다시 만나고 싶다. 이거 어른의 모습인 것 같은데 저도 좋은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는 거다. 물론 우리 어머니는 "조싸가지"라고 하시면서 그렇게 보시지 않을 것 같지만.(웃음)

- 데뷔 초의 기억, 초심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초심을 간직하지는 않는다. 저는 초심은 다 잃는다고 생각한다. 단지 초심을 기억하고 그때 반응할 뿐이다. 가끔 생각나서 하는 거다."

배우 조인성이 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휴민트'(감독 류승완)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휴민트'를 시작으로 '호프', '가능한 사랑'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계속 영화 작업을 했는데 시리즈 출연도 생각하고 있는지, 차기작 계획도 들려달라.

"시리즈를 염두에 두지 않는 배우가 어딨겠나. 반드시 영화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엔 영화를 쭉 찍었다. 스케줄이 안 되니까 할 수 없었고, 이제 '무빙2'를 찍어야 한다. 그게 1년 간다. 타이밍적으로 그런 거다. 배제해놓은 것이 아니다."

- '무빙' 시즌2에 나오는 건가?

"그렇지 않을까?(웃음) 스토리를 저는 모른다. 모르긴 한데 '설마 나 없이 간다고?'라는 생각이다. 신이 많든 적든, 어떤 식으로든 나올 것 같다. 웃자고 하는 말인데 강동구의 세 분이 제 스케줄을 돌려쓰고 있다. 류승완, 나홍진 감독님이 있고 작가로는 강풀 작가님이 있다. 세 사람이 있는데, 어떤 분이 먼저 연락이 올지는 모르겠다."

- 류승완 감독에 이어 나홍진 감독, 이창동 감독과 작품을 했는데 어떤 매력에서 선택하게 됐나?

"안 할 이유가 없다. 세 감독님을 거부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그분들이 저를 왜 찾았는지는 안 여쭤봤다. 저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큰데, 이분들과 함께하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흔쾌히 작품을 하게 됐다. 제 입장에서 세 분의 공통점은 집요함이다. 집요하기 때문에 그 경지에 도달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휴민트'는 배우 조인성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결과까지 확인해야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류 감독님과 계속 작업을 할 테니까, 감독님 안에서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담은 또 하나의 작품이라 평가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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