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청룡영화상 화사와의 무대에서 보여준 멜로 눈빛은 예고에 불과하다. 요령이라곤 모르는 배우 박정민이 영혼을 다 갈아 넣은 액션과 멜로를 가져온 것. 애절을 넘어 처절하기까지 한 이 사랑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너덜너덜하게 만든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순애의 정점, 그 중심에 박정민이 있다.
영화 '휴민트'(감독 류승완)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을 필두로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까지 합세해 강력한 시너지를 완성했다.
![배우 박정민이 영화 '휴민트'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https://image.inews24.com/v1/2792f8c7887730.jpg)
스크린을 압도하는 액션 쾌감,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이 촘촘히 맞물린 서사가 가득한 '휴민트'를 놓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멜로 하는 박정민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박정민은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아 조 과장(조인성 분)과는 강렬한 브로맨스를, 채선화(신세경 분)와는 절절한 멜로 라인을 형성했다. 박건은 매사 냉철한 판단력과 기민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성과를 쌓아온 인물. 하지만 작전 지역에서 옛 연인인 채선화와 마주치는 순간 마음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멜로 장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은 조인성을 예상하겠지만, 류승완 감독은 호기롭게 박정민의 미친 사랑을 선택했다. 그것도 액션에 살짝 걸쳐 있는 '찍먹' 수준이 아니라, 극을 완벽히 장악한 '부먹'이다. 채선화를 향한 사랑은 그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자 모든 것을 걸고 지켜야 하는 신념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상황 탓에 이들은 대놓고 사랑을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멜로지만, 그 흔한 스킨십 하나 없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선화를 지키기 위해, 물고문, 몸수색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속삭이는 정도다. 둘의 사랑을 담은 전사도 '박건의 생일에 불러준 채선화의 노래' 혹은 황치성(박해준 분)의 대사를 통해 최소한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파멸의 길로 망설임 없이 달려가는 박건의 이 미친 사랑이 너무나 아프고 슬픈 건 바로 박정민의 탄탄한 연기력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냉철한 인물이지만 선화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의 단 하나의 사랑이자 약점이 바로 선화이기 때문.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버린 눈빛과 절박한 표정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그다.
'휴민트'의 멜로가 더 좋은 이유는, 박정민의 액션에 실린 감정까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선화를 지키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하고 살아야만 하는 그다. 숨 막히는 카체이싱부터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맨몸 격투까지, 박정민이 이렇게 액션을 잘하는 배우였나 새삼 감탄하게 된다. 특히 방탄조끼 같은 보호막 하나 없이, 총에 맞아도 칼에 찢겨도 기어코 일어나 선화에게 향하는 그의 간절함이 너무 처절해서 눈물이 난다.
심지어 마지막 총격전 직전 선화에게 무스탕과 신발까지 내어주면서 추위와도 싸워야 했던 그다. 너무나 힘겹게 숨을 쉬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도, 한탄의 목소리를 내지도 않는다. 사랑하는 여자를 온몸으로 지키는 이 남자의 '멋짐'과 '섹시함'에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는 곧 '휴민트'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자, N차 관람을 이끄는 힘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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