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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냐삼촌' 이서진, "마지막"이라더니 인생캐⋯'츤데레' 바냐 그 자체


31일까지 LG아트센터 LG시그니처홀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배우 이서진이 무대 위 바냐 그 자체로 살아숨쉰다. 시종일관 틱틱대는 말투는 예능 속 '서진이 형'이 맞는데, '바냐'를 덧입은 그는 100년 전 러시아 시골 어딘가에서 분명 존재했을 법하다.

연극 '바냐삼촌'(연출 손상규)은 평범한 인물들이 겪는 상실과 욕망, 후회와 좌절,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삶의 아이러니를 담아낸 작품이다. 130년 전 쓰여진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바냐삼촌'의 배경은 100여년 전 러시아의 시골 어딘가, 작품의 주인공은 조카 소냐와 함께 평생을 바쳐 죽은 여동생의 남편 세레브랴코프를 뒷바라지해 온 바냐다. 하지만 바냐는 25년동안 물질적 정신적으로 지원해온 매제가 허울뿐인 지식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깊은 환멸에 빠진다.

바냐의 극중 나이는 마흔일곱살이다. 매일같이 죽도록 노동했지만 부를 축적하지도, 제대로 된 사랑을 경험해본적도 없는 인물이다. "너무 억울해서 잠도 안온다"고 항변할 정도다. 그는 "나는 내 자신과도 화해가 안돼. 매일같이 나를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뿐"이라며 눈물을 쏟고, "뭘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나 자신이 수치스러워"라며 자책한다. 반짝거림을 잃은채 살아가는 바냐는 "술이라도 먹어야 사는 것 같다"며 매일매일 음주로 하루를 마감한다.

특히 이서진은 인생 첫 연극에서 '바냐삼촌'의 타이틀롤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연극이 처음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서진은 무대 위에서 더도말고 덜도말고 그냥 완벽한 바냐다. 다소 고루한 표현이지만, 말 그대로 '찰떡 캐스팅'이다.

무심한듯 툭툭 회의와 불만을 쏟아내지만, 끝내 책임과 애정을 놓지 못하는 바냐는 우리가 '꽃보다 할배' '서진이네'에서 많이 보아온, 인간 이서진의 모습 그 자체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바냐를 100% 연기로 커버하고 있다"던 이서진의 발언에 손상규 연출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웃음을 터뜨린 이유를 알것만 같다. 당시 손 연출은 "저렇게 불평을 하면서도 저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건 책임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바냐와 이서진의 높은 싱크로율을 설명한 바 있다.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연극 '바냐삼촌' [사진=LG아트센터 ]

이서진과 함께 무대에 첫 도전한 고아성은 묵묵히 삶을 감당해내는 가슴 따뜻한 소냐 역을 단단하고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해냈다. 아스트로프를 향한 소냐의 애달픈 외사랑을 보고 있노라니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파반느'의 미정이 떠오르기도 한다.

"근데 어쩌겠어, 살아봐야지" "우리는 언젠가 쉬게 될거야" 담담하게 읊조리는 소냐의 마지막 독백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한편 '바냐삼촌'은 이서진, 고아성, 양종욱, 이화정, 김수현, 조영규, 민윤재, 변윤정 등 8인의 배우가 전 회차 원캐스트로 공연한다. 러닝타임 145분. 31일까지 LG아트센터 LG시그니처홀.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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