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가수 겸 뮤지컬배우 박효신이 뮤지컬 '팬텀'으로 9년만에 복귀했다. 뮤지컬 무대를 잠시 떠났던 박효신의 복귀작은 또 다시, 어김없이 '팬텀'이었다.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오른 무대에서 박효신은 여전히 '대장'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팬텀'에서 박효신은 파리오페라하우스의 지하에서 사는 '팬텀' 에릭 역을 맡았다. 박효신은 지하세계에 갇혀 살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에릭을 유머러스하고 천진난만하게, 또 때론 애잔하게 표현했다. 처음 느끼는 사랑 앞에서 좌충우돌 허둥대는 모습부터,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와 진실한 속내를 나누며 용서하고 이해하는 모습까지 그려내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변함없이 압도적인 가창력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뮤지컬 '팬텀' [사진=EMK뮤지컬컴퍼니 ]](https://image.inews24.com/v1/73ab6540d2f639.jpg)
뮤지컬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다. 한 아버지 아래 전혀 다른 두 작품이 탄생한 만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은 괴기한 음악천재다.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을 향한 사랑과 집착으로 인해 라울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 반면 '팬텀' 속 에릭은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평범한 인간으로 표현된다. 극에는 에릭을 향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는 크리스틴과 에릭의 아버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해 팬텀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킨다.
'오페라의 유령'이 탄탄한 스토리와 감동적인 음악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면, '팬텀'은 종합예술이다. 뮤지컬은 물론 오페라와 발레, 심지어 코미디까지 더해진 다양한 공연예술을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팬텀' [사진=EMK뮤지컬컴퍼니 ]](https://image.inews24.com/v1/abc58ad3cd28c8.jpg)
![뮤지컬 '팬텀' [사진=EMK뮤지컬컴퍼니 ]](https://image.inews24.com/v1/e2eef6b148f165.jpg)
오페라극장의 디바 마담 카를로타의 코미디에 신나게 웃었던 관객들은 2막에서 전혀 다른 장르를 맞닥뜨린다. 2막의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휴먼 드라마로 전환되는 것.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에릭의 출생의 비밀이다. 에릭의 부모인 벨라도바와 제라드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태어난 에릭의 유년기는 남녀 무용수의 파드되(2인무)를 통해 아름다우면서도 애달프게 그려진다. '오페라의 유령'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팬텀'의 숨겨진 이야기를 엿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에릭 아버지의 반전 정체 고백부터 불륜의 씨앗으로 태어났지만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자라난 에릭의 어린시절 스토리는 관객들의 도파민을 제대로 자극한다.
흉측한 외모로 고립되어 살아온 '팬텀'의 마지막은 외롭지 않았다. 죽음을 앞둔 순간 에릭은 '내 사랑'을 열창하는 크리스틴의 키스를 받는다. 그리고 뒤늦게 후회하고 돌아온 아버지의 '넌 내 아들, 내 아이, 내 사랑, 내 인생'이라는 사랑 고백을 들으며 눈을 감는다. '죽음과도 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진실했던, 음악과 예술을 사랑했던 한 남자의 가슴 뭉클한 결말이다.
팬텀 역은 박효신, 카이, 전동석이, 크리스틴 다에 역은 이지혜, 송은혜, 장혜린이 맡았다.
8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러닝타임 170분.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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